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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인생)공부 중입니다.

이혼 후 마음 정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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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을 한 후 마음을 다잡기까지 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어떤 과정들을 거쳤는지, 어떤 방법을 썼는지 조금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라서 적을까 말까 고민도 했지만, 누군가를 비판하기보다는 제 자신에 대한 훈계 및 제 자신의 다음을 다잡기 위함이니, 혹시 이 글을 읽은 분의 의견이나 생각이 다르더라도 그건 당연합니다.

 

이혼, 누구 탓인가?

저는 이 글 이전에 딱 한번 이혼을 언급한 적이 있어요. 바로 이혼 변호사 선임하는 방법에 대한 글입니다.

그 글을 읽어보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저도 여러분들과 마찬가지로 무슨 미** 널뛰기 하듯 난리도 아니었어요.

다른 분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 같은 경우 배우자의 부모님, 특히 어머니 쪽의 막말과 몰상식함(심지어 저 뿐만이 아닌 제 어머니를 앞에 두고 한 막말), 그리고 그걸 중간에서 막지 못하고 어버버 거리는 배우자의 태도에 이혼을 하게 됐습니다.

 

너가 받은게 있어서 그 유세 아니냐?

 - 네 아닙니다. 제가 더 많이 해왔고, 저희 집에서 더 많이 지원해주셨어요.

 

남자가 스펙이 더 좋았겠지.

- ㅋ. 

 

 

제가 별거 기간을 갖자고 하면서 요구했던것은 딱 둘 중 하나입니다.

1. 내가 저러한 막말 그리고 근본없는 유세를 참아낼 만한 명분을 만들어 달라.(말 그대로 집, 패물 등을 전통적으로, 제대로 갖추든. 물론 기대도 안했습니다.)

2. 배우자의 부모님, 특히 어머니께서 내 부모님 댁에 오셔서 내 부모님과 나한테 정식으로 사과를 하시게 해라.

둘 다 하면 좋겠지만 그건 바라지도 않을 테니 둘 중 하나라도 하게 해라. 

였습니다.

 

최초에 주기로 한 기간, 2달을 넘어 약 1년간의 유예를 줬지만, 전 배우자는 한숨만 쉬고 아무것도 안했고 조정이혼의 절차를 밟게 됩니다. 

전 당연히 원인이 명확하고 그 증거(녹음파일 및 카톡 대화)도 갖고 있고, 그 외 기타 사항들 즉, 제 연봉이 배우자보다 높은 것과 결혼에 소요된 비용 등에 대하여 제가 압도적으로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배우자에게 치명적인 결함(사기, 폭력 등의 범죄)이 있는 것이 아닌 이상, 동등한 입장에서 진행이 되었습니다.

이 모든 상황이 저에겐 너무나 불합리하게 느껴졌고, 그 분노와 절망감이 어느 수준이었냐면,

와, 돈 있고 빽 있었으면 정말 엄한 방법도 알아봤겠다,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참고로 제 MBTI는 INTP입니다. 제가 무슨 말을 하는건지 아시겠죠?)

 

이혼의 원인이 어디에 있을까?

전 이 상황에 대한 원인이 당연히 몰상식하고 못배워먹은데다가 본데 없는 상대방 집안에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지금도 상대방과 그 집안의 의식 수준이 기본적으로 낮다는 전제는 변함이 없습니다만, 이혼에 대한 원인은 달리 찾았습니다. 

본인의 탓입니다.

와 이거 인정하기 정말 오래 걸렸어요.

상대방이 바람을 폈고 알고보니 상대방 아버지도 전적이 있고 그럼 더 말 할 것도 없습니다. 본인 탓입니다.

 

왜 본인 탓인가?

똥밭에서 똥개 데려와 놓고 혈통있는 개 같이 굴라고 하는 꼴. 그게 바로 제 자신이었음을 인정하고 나니, 제 탓인게 눈에 보입니다.

족보 없는 개 데려와 놓고 족보 찾고 있는 꼴인거예요.

제가 근본 없다고 말하는 그 집구석은 저를 만나기 전까지는 본인들한테 아무 문제 없이 잘 살고 있었습니다.

여기서부터 인정을 해야 진행이 됩니다. 

 

누가 봐도 저쪽 잘못이잖아?

네, 근데 족보 없는 개 데리고 온 건 본인 아닌가요?

혈통 좋고 훈련 잘 받은 개를 데려 왔으면 아무 문제가 없었겠죠.

그 당시 똥개를 품종견으로 본 본인의 눈이 잘못인겁니다.

괜히 어르신들이 집안 봐야 한다고 한 게 아닙니다.

 

제 말이 잔인하다 느끼실 수도 있을거예요.

INTP이  INTP 아니랄까봐 공감 능력 떨어지는거 티낸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죠.

근데 저도 힘들었고, 지금도 버거워요.

이혼이라는게 원래 그렇다고들 해요.

특히 내 잘못으로 이혼한게 아닌 분들은 이 현실 자체가 너무 억울할거예요.

정말이지 잘 알고 공감합니다.

하지만 결국 내 인생은 내가 살아야 하고,

내 인생을 대신 살아줄 것도 아닌 타인의 공감과 이해가 뭐가 그렇게 중요한가요.

 

세상에 내가 이런 일을 겪었어. 그 XX 정말 나쁜 XX 아니니?   맞아맞아

나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못살겠어 엉엉   그래 너 힘들겠다 진짜ㅜㅜ

 

이게 도대체 무슨 소용인가요?

그저 내 분에 못이겨서 내 감정만 파도처럼 오르락 내리락하고, 

또 사람과 술만 찾게 되고,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또 하소연하고

여기에 무슨 생산성이 있나요?

잠깐의 위로와 찰나의 위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우리는 살아 남아야 해요. 보란듯이 더 잘 살아야 합니다.

특히 애 데리고 이혼하신 분들은요, 내 아이들 기 안죽이고 키울려면 나 자신이 튼튼한 하나의 집이 되어야 합니다.하우스(House)가 아닌 홈(Home), 내 아이가 의지하고 쉴 수 있는 든든한 집이요.

 

 

마음을 다잡는 방법

1. 목표세우기

1년, 3년, 5년, 10년의 목표를 세웁니다.

단기 목표, 중기 목표, 중장기 목표, 장기 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세워야 해요.

중간에 수정하는 한이 있어도 최대한 명확하게 세워봅시다.

아주 간단한거라도 좋아요. 예를들어,

나는 내 아이만큼은 반듯하게 키워내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이 소득으로는 택도 없다.

그러면 5년 안에 이직을 하자. 그러기 위해서는

1년 안에 영어 점수를 다시 끌어올리고

3년 안에는 자격증을 따자.

남은 시간동안 서브로 쓸만한 자격증 혹은 제 2외국어, 아니면 영어회화를 하면서 감을 키우자.

그리고 10년 안에는 어느 직위까지 올라가면서 사업 아이템을 하나 찾아보자

 

이런식으로 접근을 하는거죠.

장기 목표는 뜬구름 잡는 듯한 것도 괜찮아요.

하지만 당장의 미래 목표는 좀 더 자세히, 현실적으로 접근을 해서 최대한 자세히 세웁시다.

일단 목표를 정하면요, 내가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경각심이 들거예요.

내 감정에 취해 슬퍼하고 분해 하고 내 넋두리 들어줄 사람 찾아 여기저기 기웃 거리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걸요.

여기까지만 와도 저는 반 이상 온거라고 봅니다.

 

2. 인간관계 정리하기

위에서도 말했지만,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포커스를 맞추게 되면, 불필요한 인간관계는 알아서 정리가 될겁니다.

사람을 쳐내라는 말이 아니고, 좀 더 가까이 해야 할 사람이 어떤 종류의 사람인지를 생각해보시면 될 것 같아요.

특히, 내 슬픔에 공감하면서 같이 욕해주고 같이 울어주고 이런 사람이요?

정말정말 좋은 사람이죠.

기본적으로 선한데다가 남의 슬픔에 같이 슬퍼해 주는 사람, 

이 삭막한 세상 가운데 보석같은 사람인건 맞지만.... 도움 안됩니다.

인정하세요.

니가 더 슬프니 내가 더 슬프니 그래 니가 더 슬프다 이러면서 시간만 보내게 될거예요.

그 시간 차라리 자기계발이랑 자녀분께 더 쓰세요. 

 

비슷한 상황에서도 앞으로 쭉쭉 뻗어나가는 사람, 분명히 주변에 한명쯤은 있습니다.

저는, 임신했을 때 남편의 바람과 폭력으로 응급실까지 간 적이 있는 싱글맘이 친정 엄마 부양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직하고 무인 편의점까지 내는 걸 바로 옆에서 봤어요.

정말 자극 많이 됩니다.

와... 내가 저정도는 아니어도 저렇게 살아야 할텐데 정신이 번쩍 듭니다.

 

3. 독서

정 주변에 누가 없다?

책이 있습니다. 책은 저자와의 대화가 가능합니다.

거창하게 주식, 거시경제학 미시경제학 볼 필요 없습니다. 자기계발서 만으로도 충분해요.

심리학 책도 좋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사나 들여다보고, 하다못해 요리책도 좋아요.

요리책 보다가 꽂히는게 있으면 아, 이걸 만들어봐야겠다 이정도도 충분합니다.

아니면 인테리어책도 좋아요.

미니멀라이프의 책도 좋고,

정원은 없지만 정원을 가꾸는 책도 좋습니다.

이 때, 수도권에 정원 딸린 집을 10년 안에 사겠다. 이런 목표도 같이 설정할 수 있다면 더 좋겠죠?

시선을 환기하세요.

내가 당한일을  계속해서 복기하고 곱씹고 어떻게 하면 상대방에게 빅엿을 먹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게 아니라, 

내가 그쪽 말한마디에 좌지우지 되지 않고, 아무 영향을 못주게끔 스스로의 시선을 다른쪽으로 계속해서 돌리셔야 합니다.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해요.

앞으로 더 행복해져야 하고, 더 잘나가야 합니다.

그러니 더 이상 내 억울함에 집중하지 마시고 내가 그려나갈 미래에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주변 사람을 감정 쓰레기통으로 이용하지 마세요. 

좋은 일로 좋은 기운을 전파하는 사람이 됩시다.

억울한 엄마/아빠가 아닌, 멋있고 당당한 보호자가 됩시다.

 

저부터도 이제 시작입니다.

누군가는 제 글을 보고 욕을 할거고 누군가는 자극을 받으시겠죠.

우리, 피해자의 입장에 계신 분들.

전 배우자를 못빼낸 가시가 아닌, 그저 즈려밟고 콧방귀 뀌고 넘어갈 수 있을 정도로 우뚝 섭시다.

그 기로에 계신 분들 모두를 응원합니다. 제 자신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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